PC 시장은 다양한 회사들의 제품들이 난립하는 경쟁시장이다. 그 속에서 LG전자는 2014년 초경량 노트북 그램을 출시하여 노트북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시장 수명주기에 따르면 PC 시장은 성숙기에 속한다. 노트북 시장의 축소, 과열되는 경쟁 속에서 당시 철수냐 잔류냐를 두고 많은 뒷말이 오갔던 LG의 노트북 산업에서 그램의 등장은 LG전자에게도, 랩탑 시장에게도 전환점이 되었다. 그램은 2014년 처음 출시되었을 때 12만 5천대를 기록하였으며 3년만에 판매량이 3배로 늘었다. 더불어 그램은 노트북 시장에서 초경량 노트북 시장의 점유율을 상승시킨 시장 선도자로 LG 그램 출시 직전 2013년도 초경량 노트북은 판매비중이 30%였으나, 2017년에는 70%로 두배 이상 증가시켜 초경량 노트북이라는 시장의 트렌드를 견인하였다.
2022년 상반기 국내 초경량 노트북 출하량
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한 2010년대 초반은 아이패드를 중심으로 태블릿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노트북 시장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LG는 여전히 랩탑이 휴대성과 큰 화면을 중요시 여기는 고객들에게 선호도가 높아 초경량 노트북이라는 제품 차별점이 고객에게 선택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게된다.
2012년 당시 초경량 노트북 시장의 표준은 인텔이 제시한 얇고 오래가는 “울트라북”이라는 개념이었다. 가격 경쟁에서 승리한 울트라북 시장의 글로벌 노트북 업체는 얇기와 가격과 같은 기존 경쟁 구도에만 집중하였고 무게를 줄이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LG전자는 당시 시장 조사 결과 현재의 울트라북은 여전히 무겁다는 의견을 받았으며 그에 집중하 kg단위가 아닌 g으로 내려갈 수 있는 1킬로그램 이하의 노트북 개발을 시도하였다. 소비자들이 가벼운 노트북을 선호한다는 당연한 사실에 초점을 두고 가벼운 노트북을 만드는 것이 혁신이라고 생각하였다고 한다.
2012년 LG전자 노트북 개발자들은 신제품의 컨셉을 980G의 노트북이라고 전달 받는다. 당시 내부에서는 노트북 성능이 아니라 무게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의 방향이냐며 회의적인 목소리도 많았으나 LG전자는 시장의 목소리에 집중하였다. 개발팀은 초경량 노트북이라는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회로, 배터리, 디스플레이, 키보드 부품별로 팀을 나눠 감량 목표를 정한 후 개발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기존에 개발되고 있는 터치 스크린과 같이 쓸모가 없는 기능을 줄이고 무게를 더 가볍게 하는데 전부를 걸었다. 결과적으로 서서히 노트북 무게를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개발 과정에서 기술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가격을 낮추기 위해 비용이 늘어날 경우 해당 팀이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방법도 함께 모색하도록 주문하여 실현 불가능한 기술 개발을 당초부터 자제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그램 랩탑 본체 내부 부품을 표준화하여 그램 시리즈에 공통적으로 적용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줄이는 방법도 시도했다. 제품 차별화된 신제품을 만들기 위해 기술 및 시장을 동시에 고려한 것이다.
더불어 당시 초경량 노트북은 작은 배터리 용량 때문에 200g이 넘는 어댑터를 휴대하고 콘센트에 연결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다니는 고객들의 불편함 또한 존재했다. LG전자는 이에 집중하여,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해 배터리 용량을 줄이는 대신 배터리 용량을 더 늘리는 기술 개발 방향을 선택하여 또 하나의 차별점을 확보했다. 이를 위해 LG화학과 함께 개발한 산소나노튜브 배터리가 들어가면서 배터리 시간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1KG이 되지 않는 랩탑의 무게, 24시간이 넘는 올데이 배터리 유지라는 제품 차별점을 마케팅하는 것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가방 안에 쏙 들어갈 수 있는 오래가는 흰색의 경량 노트북은 카페, 강의실, 직장에서 사용할 수 있어 경량성과 휴대성을 중요시하는 대학생 및 사무직 직장인에게 널리 선택 받을 수 있도록 마케팅했다. 당시 그램은 얇은 두께와 깔끔한 화이트 색상을 갖춰 ‘스타벅스에 들고갈 수 있을 만큼 가볍고 예쁜’ 랩탑에 애플 맥북과 함께 입장 가능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렇게 LG전자는 무게, 배터리 시간에 차별화를 만들어 랩탑 시장에 그램이라는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구축하였다. PC 제품 싸이클이 성숙기로 도달하였을 때, 저가 가격 경쟁에 참여하지 않고 초경량 노트북이라는 프리미엄 기능을 선보이며 가격 방어 및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여 특히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의 트렌드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출처
동아비즈니스리뷰. (2021). LG전자의 그램 노트북, 성공 요인 분석. 동아비즈니스리뷰. https://dbr.donga.com/article/view/1203/article_no/8177/ac/magazine
김형길. (2023). LG 그램, 북미 시장 점유율 14%… 프리미엄 초경량 노트북 1등.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303085562i
김형길. (2022). LG 그램,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2090812321
신재섭. (2017). LG전자, 초경량 노트북 ‘그램’으로 노트북 시장 흔들다.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170716/85383343/1
윤성환. (2017). LG전자, ‘그램’으로 노트북 시장 재편.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business/8202667
윤성환. (2023). LG전자, 그램의 성공 비결.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business/1045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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